Wednesday, August 08, 2007

사랑. 그 아련함의 한정 티켓

이 작품은 "이뤄지지 않은, 미완성의 사랑"이 주제인 애니메이션이다. 주제에 대한 단상을 특별한 클라이막스 없이 담담히 말하다가 끝난다. 그저 아련한 추억으로 가슴이 가득차 끝날 뿐이다. 감동받기보다 자신의 옛 사랑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아쉬운 추억에 잠길 뿐인 스토리이다. (그래서 혹자는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 한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의 백미는 내용만이 아니다. 그 사랑의 이야기가 표현되고 극중인물들의 심리적인 상태를 대변하는 배경을 봐야만한다. 애니메이션에서 어떻게 저정도로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사진만큼이나 생생한 아니, 사진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작고 세밀한 부분의 극한 묘사, 빛과 그림자의 표현, 대기(하늘)의 부드럽고 환상적인 광경등이 정말로 볼만한... 장면 장면이 정말 감동으로 다가온다. 남녀가 서로 만나서 감동적인 것인가? 만나기만 하면 감동적이 되는가? 사랑 이야기는 그 만남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분위기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사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는 남녀의 만남을 주로 내세워 감동을 주는 보통 작품들과는 다르게 주변의 환상적인 배경, 분위기를 통해 자칫 내용으로는 불행해 보이기까지 하는 한 젊은이의 사랑 이야기를 부드럽고 따스한 이미지로 바꿔 좀 더 사랑의 본질에 접근해보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구입할 수 있는 초속 5센티미터는 이 DVD가 유일하다. (일본도 마찬가지) 물론 이 작품을 정식으로 구할 수 있기를 고대했고, 이렇게 나오자 마자 구입했다. 하지만 아쉽다. 720x480이 한계인 DVD 화질로는 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 (원래 이 작품은 개봉전에 HD video급 (1280x720 해상도)으로 예고편이 45초짜리와 1분 30초짜리 2편이 나왔었다. 즉 제작이 HD급으로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일본 발매사 측에서 "아직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Blu-ray Disc나 HD DVD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있어서 가까운 시일 내에는 '초속 5센티미터'의 차세대 미디어 판도 판매 계획이 없다." 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듣기에 따라서는 언젠가 고해상도의 "초속 5센티미터"를 구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렇다면 과연 구입해야할 것인가?

(일본에서 발매된) 통상판의 경우 본편(1,2,3화), 극장 예고편, 감독 인터뷰, 8페이지 짜리 소책자으로 된 평이한 구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통상판은 이 정도가 될 확률이 높다.) 나중에 나올 HD급 영상집으로도 이 정도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한정판은 OST(28분 분량/11곡)를 제외하고 일본에서 발매된 한정판 DVD와 같이 특전이 모두 들어있고, 추가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07 SICAF 스크리닝 토크가 틀어가 있다. 가격은 일본 한정판(6,990엔*7.6=53,124원)에 비해 OST가 제외된 대신 24,124원 정도 저렴하여 가격적으로도 합리적인 편이다.

사실 DVD화질로도 일반적으로 감상하기에는 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으로 빠져들기엔 그다지 무리가 없다. 극장에서 아직 관람하지 않았다면 더우기 그렇다. 고화질을 기다리지 말아라! 망설이지 말아라! 그대여... 옛 사랑은 그러다가 지나가버리지 않았는가?